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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평론

탄핵사태로 본 민주주의 지속 조건 ... "영원한 패자가 없어야 한다는 것"

by 아이언맨65 2024.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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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회복탄력성, 변고 때마다 직접민주주의가 작동  

사진자료 출처 - 연합뉴스

 
이번을 포함해 한국 현대사에 세 번의 탄핵 국면을 보면서, 불과 37년 만에 되지 않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독특한 방식으로 회복 탄력성을 높여 왔구나하고 새삼 되새기게 됩니다.
 
국민이 수용 못 할 최고권력의 독단적 결정에 대해 수많은 국민이 길거리로 뛰쳐나와 직접적이면서도 평화적인 형태로 의사표현을 하고, 국회의원이 이를 동력으로 삼아 의사결정을 행하는 형태 말입니다.

중대국면 어김없이 직접민주주의가 결정적 역할

제도로는 분명 국민의 권력을 의회에 이양한 대의민주주의를 채택했는데, 엄중한 국면에선 어김없이 국민이 거리에 나서는 직접민주주의가 등장해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로잡는 기능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최대 절반 가까이가 패배하는 선거가 작동하는 이유는?

 
민주주의는 선거를 통해 작동합니다. 하지만 선거가 완벽한 제도는 아니지요. 
 
국민의 3분의 1에서 절반 정도는 자신들의 민의를 전달할 대표자를 뽑는데 실패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역사 이래 국민들이 주인이 되는 권력제도에 가장 근접한 게 그나마 민주주의로 평가받습니다.
 
최대 절반 가까이의 국민이 자신의 목소리와 이익, 가치를 담지 못하는 선거제도는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작동하는 자체가 이상한 겁니다.

선거에선 국민 절반 가까이가 패배하지만,
다음번 기회가 있기에 작동

 

결정적인 한계에도 불구하고 선거제도가 작동하면서 대의민주주의가 지속하는 이유는 바로 다음번에 우리 편에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군부독재를 벗어난 지난 1987년 정치민주화 이후 한국이 보수와 진보가 평화롭게 정권교체를 이루며 민주주의를 정착시켜 온 배경도 바로 그 때문이죠.
 

<역대 정권 변화> 

1988~1993노태우 정부보수
1993~1998김영삼 정부보수
1998~2003김대중 정부진보
2003~2008노무현 정부진보
2008~2013이명박 정부보수
2013~2017박근혜 정부보수
2017~2022문재인 정부진보
2022~윤석열 정부보수

 

민주주의 작동의 두 가지 전제 조건   

 
세계 유수의 민주주의 연구 석학들은 민주주의의 작동을 위한 우선순위 두 가지를 들고 있습니다.
 

첫째, 민주주의의 수단인 선거를 통해 패자가 너무 많은 것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만약 선거에 너무 많은 것이 걸려있어서 패배할 경우 모든 것을 잃게 된다면, 누가 이길지 모르는 선거는 너무나 무서운 제도가 될 것입니다.
 
그에 따라 선거가 아닌 다른 폭력적 수단을 선택하려는 욕구를 충동할 수 있고, 선거 후의 패자들은 불만세력으로 전락해 민주주의를 부정하며 사회질서를 위협할 것입니다. 
 

둘째, 다음 선거에서 승자가 바뀌어 나의 이익과 가치가 반영될 수 있을 거라는 합리적 기대감이 있어야 합니다.

 
미국의 저명한 정치학 교수 아담 쉐보르스키는 "민주주의의 핵심은 패자가 영원한 패자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선거를 통해 승자가 패자에게서 너무 많은 것을 빼앗아서는 안 되며, 그에 더해 패자가 다음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둬야만 민주주의가 평화롭게 지속된다는 뜻입니다.   
 

'일시적 패자'와 '일시적 승자'가 민주주의의 작동 토대 

 
다시 말해 민주주의는 일시적 승자와 일시적 패자가 있을 때 존속이 가능해집니다.
 
만약 한 번의 선거에서 영원한 패자가 된다면, 최대 절반에 육박하는 패자들이 그것을 용납할 리 없습니다.
 
선거의 평화적 작동, 민주주의 지속의 동인은 결국 언젠가는 내 이익과 가치가 반영될 수 있다는 기대감입니다.
 
앞서 다른 글에서 설명했지만, 민주주의는 생각보다 취약합니다. 말도 안 되는 충격에 언제든 무너질 준비가 돼 있습니다. 
 

민주적 갈등 해소 방법은 조율과 협치
- 극한 갈등만 남은 한국의 정치는 '민주주의 위기'의 극명한 상징 

 
민주주의는 개인과 이익집단 간의 갈등을 평화롭게 해결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국민을 대신하는 정당들이 해야 할 일이 바로 이런 갈등 해결을 위한 협치와 조율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우리 정치의 현실은 너무 안타깝습니다.
 
대의민주주의를 하면서도 매번 결정적 순간에 국민이 나서는 작금의 현실은, 협치와 조율이 사라진 대의민주주의의 실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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