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단풍'이란 신조어 등장 ... 단풍잎에 핀 습설
단풍철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유례없는 폭설이 내려 절경과 불편을 한꺼번에 만들어 냈네요.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예전에 못 봤던 아름답고 기이한 풍경이 바로 눈으로 덮인 단풍입니다.
'눈단풍'으로 불리는 이 풍경은 유난히 늦게 물든 단풍과 유별난 11월 폭설이 만들어 낸 합작품입니다.
서울 북한산의 경우 올해 첫 단풍이 10월 23일로 평년보다 일주일 이상 늦게 왔으며, 단풍의 절정 역시 1986년 관측 이후 가장 늦은 11월 4일이었습니다.
유난히 길었던 여름철 폭염과 그 여파에 따른 짧고 따뜻한 가을, 그리고 곧바로 다가온 겨울에다, 습기를 한껏 품은 습설이 눈단풍이라는 별난 풍경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눈이 소복이 쌓인 눈꽃보다 더 아름다운 눈단풍을 보게 된 것은 어쩌면 기쁜 일일 수 있지만, 사실 그 배경을 살펴보면 이상기후가 가져온 재난의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눈단풍은 이상기후의 결과 ... 더운 바다의 역습
폭염과 혹한, 폭설과 가뭄 등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상기후가 지구온난화 때문이란 사실은 이제 상식이 됐습니다.
지구온난화가 걷잡을 수 없는 임계점에 들어섰다는 불길한 분석도 있는데 그것은 바로 바닷물 온도 상승 때문입니다.
바닷물은 온실가스로 인한 열을 90% 이상 흡수하는 지구의 냉각기로, 지구온난화 속도를 늦추는 마지막 보루였습니다.
그런데 그 바닷물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데워지고 있는 겁니다.
유럽연합의 기후 감시기구가 만든 아래 데이터를 보면, 전 세계 해수면 평균온도가 올 들어 21도를 웃돌면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우고 있습니다.
바다 온도 상승으로 대기 습도 올라가 폭우 폭설 유발
바다 온도 상승은 자연스레 대기 중의 습도를 올립니다.
이는 태풍을 더 강하게 만들 뿐 아니라, 폭우나 폭설 등의 기상이변을 유발합니다.
예년보다 1도가량 더 데워진 바다가 대기 중에 수증기 공급을 늘렸고 그로 인해 유례없는 11월 폭설이 만들어진 겁니다.
이런 폭설은 물기가 많은 습설이어서 잎이나 가지에 더 잘 달라붙는데다, 무겁기 때문에 가지가 부러지기 쉽고 비닐하우스를 비롯한 인공구조물에도 손상을 줍니다.
한 번 데워진 바다온도는 좀처럼 내려가지 않습니다.
지구온난화가 추세적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유례없는 폭설'이란 말은 사라지고, '연례적인 폭설'로 대체될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아름다운 눈단풍이 경고하는 무서운 기후위기를 엄중하게 생각해 봐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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