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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환경

지구온난화가 만든 여름 추석, 역대 추석 날씨 분석

by 아이언맨65 2024.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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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 최악, 초열대야 등 모든 기록 갱신의 해

 

올해 여름은 무더위 측면에서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는 해가 됐습니다.

 

서울의 경우 33도 이상 폭염과 열대야가 가장 늦게 나타났던 날짜가 1935년의 9월 8일이었는데, 올해는 9월 10일 아침까지  열대야 기준인 25도를 넘어서 89년 만에 가장 늦은 열대야 기록을 깼습니다.

 

폭염경보 역시, 2008년에 특보체제를 운영하기 시작한 이후, 서울에 가장 늦은 시점까지 내린 발령 기록을 세웠습니다.

 

제주에서는 9월 10일까지 64일간 열대야를 보여 관측 이래 최장기록을 세웠고요.

 

날씨가 이렇게 기승을 부리다보니 올해는 9월 첫 주에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가 2000년 이후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2018년에 비해 9배나 많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상기후에 둔감했던 사람들마저도 올해 이런 폭염을 지나면서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재해를 걱정하게 되는데요.

 

역대 추석 날씨는 어땠을까

 

올해 추석은 태풍과 비 가능성에다 예년보다 훨씬 더운 추석이 될 거란 예보가 이미 나왔습니다.

 

아마도 기온 측면에서는 확실히 '여름 추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역대 추석 날씨는 어땠을까요. 추석을 음력으로 하다보니 양력과의 차이 때문에 날씨 변화에 따른 정확한 근거가 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음을 감안하고, 최근 30년 간 서울의 추석 날씨로 기상변화를 살펴볼까 합니다.

 

90년 이후 10년 단위로 알아보되, 종전 최악의 폭염으로 기억되던 1994년과 그로부터 30년 이후인 올해 2024년 데이터를  별도로 추가했습니다.

 

<기상청 날씨누리 일별자료 ; 서울기준>

연도 추석 최저기온(섭씨) 최고기온(섭씨)
1990 10월 3일 10.7 23.2
1994 9월 20일 17.8 26
2000 9월12일  16.3 24.2
2010 9월23일 12.1 22.8
2020 10월1일 15.6 23.6
2024 9월17일 24 31

 

 

최악의 폭염이었던 1994년 추석 기온이 2020년보다 더 높아 

 

지구온난화는 확인된 사실이지만, 서울의 추석 기온이 10년 단위로 꾸준히 오른 건 아니네요.

 

종전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됐던 1994년이 역시 독보적입니다. 그 해 추석은 최저온도가 17.8도로, 2000년 16.3도, 2010년 12.1도, 2020년 15.6도보다 높았습니다. 

 

하지만, 1990년과 20년 뒤인 2010년, 30년 지난 2020년을 비교하니 최저온도가 10.7도에서 12.1도, 15.6도로 조금씩 오르고 있는 반면, 최고온도는 23도 안팎으로 큰 차이가 없습니다.

 

 올해 추석은 1994년보다 5~7도 급상승 예상  

 

기후변화라는 게 워낙 큰 주기로 발생하는 만큼, 30여 년의 짧은 기간으로 뚜렷한 추세선을 찾기는 힘들지만, 어쨌든 올해는 특별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상청의 예보를 보니, 올 추석당일 서울 기온은 최저 25도 안팎, 최고 31도 안팎이 될 것 같은데, 이는 종전의 어떤 추석 당일 기록보다도 압도적인 수치입니다.

 

종전 최악의 폭염으로 회자되는 1994년의 최저 17.8도 최고 26도에 비해서도, 올해 추석 기온은 최저·최고 모두 무려 5~7도 가량 크게 높은 수치입니다.

 

올해 역시 수 십 혹은 수 백년마다 한번씩 자연스레 발생하는 이상기후이려면 좋으련만, 기후변화가 임계점에 이르러 앞으로는 이런 날씨가 고착되는 게 아닐까 많은 걱정이 됩니다.

 

가을 폭염이 의식주 생태계 바꿀 것 

 

 

'가을 폭염', '여름 추석'이란 신조어가 나왔네요. 이번 추석에는 어쩔 수 없이 가을 옷이 아닌 여름 옷을 입고 차례를 지내야 할 듯 싶네요.

 

실제로 9월 들어서도 가을 옷이 팔리지 않아 의류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폭염이 오래  지속되다 바로 겨울이 와 버리면, 혹은 이번 겨울에서 바로 여름으로 바뀌어버리면 이제 봄·가을 옷이 사라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무더위 기간이 길어지면 음식물 보관이나 체온 유지를 위한 냉방 수요가 커지면서 그에 따른 에너지 사용량도 급증할 수밖에 없겠지요.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지만, 그 적응에는 반드시 적절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지구온난화가 정말 임계점에 이르러 날씨변화가 적응시간도 없이 몰아닥친다면, 그것은 인간의 힘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재난이 될 것입니다. 

 

이번 추석은 우리 모두가 기후위기를 생각해보는 절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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