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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환경

지구온난화가 노아의 방주도 위협, 인간 기술의 한계

by 아이언맨65 2024.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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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날 저장고>도 이상고온 피해

 

정말 지긋지긋한 2024년의 폭염과 열대야가 모든 최악의 기록을 경신한 끝에 드디어 이별을 고하는군요.

 

9월 20일부터 가을장마가 시작되면서 끔찍했던 폭염특보도 해제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에 따른 폭염은 향후에도 예전보다 훨씬 더 자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괴롭힐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이런 전망의 한편에선, 이상고온 현상이 인류가 혹시 모를 종말적 재앙에 대비해 만든 최첨단 시설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군요.

 

우리나라 다산과학기지가 위치해 있는 북극 스발바르 제도에는 국제종자저장고가 있습니다.
 
이 장소는 인류에 치명적인 위협이 다가올 경우를 대비해, 인류 생존을 위한 식물의 씨앗을 보관하는 곳으로 흔히 21세기 현대판 '노아의 방주'로 불리기도 하죠.
 
지난 2008년 가동을 시작한 이 저장고는 견고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영구동토층 아래 해발 130m 높이 암반층의 120m 지점에다 굴을 파서 만든 공간입니다.
 
그러다보니 지진이나 해수면 상승은 물론, 핵테러나 심지어는 소행성 충돌까지 견딜 수 있을 정도의 내구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종자저장고는 전세계에 1,400여 곳 이상 건설돼 있지만, 상당수가 전쟁이나 자연재해 등으로 손상을 입다보니, 인간의 지식으로 판단할 때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장소에 최고의 기술로  '씨앗 방주'를 설치하게 된 겁니다.
 

2016년 침수사고,  인간이 만든 가장 안전한 장소의 불안전 

 

 
그런데 인간이 생각하기에 가장 안전한 장소, 최고의 기술로 만든 이 완벽한 공간은 완벽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2016년 가을 북극권에 이상 고온현상이 나타났는데, 이 때 영구동토층 위에 있던 눈이 녹으면서 터널 입구에서 창고로 이어지는 터널이 약 15m 높이까지 침수된 것입니다.
 
씨앗 저장고가 인류 생존의 최후 보루로 여겨졌던 만큼, 침수 사건은 전세계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이후 저장고 관리회사가 입구의 변압기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씨앗 침수를 막아줄 방수벽을 설치하면서 더욱 견고해졌다고는 하지만 인간의 기술로는 자연의 위협을 좀처럼 막기 힘들다는 사례로 남아있습니다.
 

부근 온도 최대 10℃까지 높아질 가능성

 
문제는 씨앗방주의 침수사태가 일시적 이상고온에 따른 현상이 아닐 수 있다는 연구가 속속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탄소배출량을 세계 각국이 약속한 대로 줄이지 못할 경우, 이 저장고가 있는 스발바르 제도의 온도가 2100년이 오기 전에 최대 1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노르웨이 스발바르대학센터가 발표했습니다. 
 
이로 인해 영구동토층이 녹는 속도가 더욱 가속화되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연간 강수량마저 60% 가량 증가해 지반침식과 산사태가 크게 늘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인류 최후의 날을 대비한 450만 종 씨앗의 안전이 점점 더 위협받고 있는 겁니다.

 

해수면 상승 2010년대 이후 가속화  

 
<해수면 상승 그래프>

세계기상기구(WMO) 자료, KBS 시사기획 그래픽

 
북극과 남극 등 극지 일대의 얼음이 녹으면서 해수면 상승 역시 가속되고 있습니다.
 
연간 2.1㎜씩 높아지던 해수면이 2010년대  접어들어서는 연간 4.5㎜씩 상승하고 있는 것입니다.
 
탄소절감을 예정대로 하지 못해 지구온난화가 가속될 경우, 2030년에는 우리나라의 경우 전국토의 5% 정도가 물에 잠기고 332만명의 이재민이 생길 것이라고 그린피스가 밝혔습니다.
 
그린피스는 경기도 고양시와 인천 남동구, 서울 강서구와 양천구 등의 침수피해가 크고, 시설물의 경우 인천공항과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 벡스포 주변 등이 피해를 입을 걸로 내다봤습니다.
 
 

<인천공항 및 국토 침수 시뮬레이션 / 그린피스 제공>

 
 

인간의 기술로는 자연의 힘 못 이겨

 

인간의 기술이 자연의 위협을 많이 극복해왔지만, 그것은 인간이 불편하게 여기는 미미한 자연현상을 인간의 기술 및 장비와 인프라로 방어해왔던 것에 불과합니다.
 
혹한에는 난방으로, 무더위에는 냉장고와 에어컨으로, 거친 물길에는 둑을 쌓아 편익과 안전을 지켜왔으나, 태풍이나 지진, 쓰나미가 몰아닥치면 여전히 속수무책일 뿐입니다.
 
지금은 더 큰 자연의 분노가 인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무분별한 탄소배출에 화가 난 지구가 온난화라는 회초리를 통해 인류에 본때를 보여주려 하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는 올해 한국의 명절 추석을 유례없는 폭염으로 얼룩지게 만들었습니다. 문제는 최악의 추석폭염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인류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방어할 수 없는 압도적인 자연의 분노를 누그러뜨릴 탄소저감 방안을,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지체없이 실행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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