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로미어 검사 은근히 긴장감 유발
나의 수명이 얼마나 남았을까.
진짜 알고 싶을까요?
많이 남았든지 적게 남았든지 간에 자신의 수명을 안다는 건 절대 유쾌한 일이 아닐 겁니다.
올해 건강검진에서는 그동안 안 해봤던 검사를 몇 개 해봤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일명 '텔로미어 검사'였습니다.
검사항목에 텔로미어를 추가하면서 좀 찝찝하고 두려운 마음이 생기더군요.
"수명이 길게 남았으면 좋은데 행여 짧게 남았으면 어쩌지"하는 그런 마음이었습니다.
채혈로 검사, 유전자 검사 동의서 서명
특이한 검사라서 그런가요.
채혈 뒤에 상담 의사를 만나라기에 갔더니 유전자 검사 동의서에 서명을 하라더군요. 민감한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본인의 서명을 받도록 한다는 거였습니다.
의사가 별 거 아니라고 말했지만, 서명까지 하라기에 예사 검사가 아니라는 무게감까지 느껴지더군요.
따로 특별한 검사절차가 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채혈 때 뽑은 피로 분석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상식적으로 어느 정도 아는 부분들이지만, 텔로미어는 염색체의 유전정보를 보호하는 물질인데, 나이가 들수록 점점 짧아져 그 길이가 한계치에 이르면 세포는 복제를 멈추게 되고 죽음으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텔로미어 길이는 노화 정도를 알려주는 객관적 생체지표로 여겨지며, '생명의 시계'로 불립니다.
건강검진 결과가 나왔는데....
건강검진 결과가 드디어 이메일로 날라왔습니다.
다른 건 별로 궁금하지 않았는데, 그 놈의 텔로미어 검사가 어떻게 나왔을까 살짝 긴장이 되더군요.
"당신의 수명은 00년 남았습니다"라고 나오면 얼마나 놀랄까 하는 마음으로 해당 항목을 살펴본 직후 약간 허탈한 기분이 들더군요.
이 정도로 두루뭉술한 거였다고?
텔로미어 검사는 수명이 얼마 남았다고 나오는 게 아니라, 텔로미어 길이가 같은 나이대 평균보다 짧은지 긴지를 통해, 노화속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정보였습니다.
검진 결과에는 '보통'이라 적혀있었고, 그 말은 그냥 비슷한 동년배 평균 만큼 늙어가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사실 그렇게 나올 거라 예측은 했지만, 긴장이 풀리면서도 조금 실망스럽더군요.
텔로미어도 관리에 따라 변동 ... 텔로미어 연장으로 수명 연장 가능
처음으로 받아본 텔로미어 검사는 싱겁게 막을 내렸지만, 유전자 검사를 통해 사람의 수명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최근 연구를 보니 이 텔로미어의 길이는 생활습관에 따라 줄어드는 속도가 바뀌더군요. 적절한 운동과 과일, 채소의 섭취는 단축 속도를 줄이고, 흡연이나 스트레스는 가속도가 붙게 합니다.
또한 좀 더 인위적인 생명공학을 통해 텔로미어를 연장할 수도 있다는데, 텔로메라아제라는 텔로미어 연장 효소 등을 활용해 길이가 단축되는 걸 막거나 늘린다고 하는군요.
이는 사실상 타고난 유전자를 바꾸지 않고도 수명을 연장하는 길이 열린 거라 과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텔로미어 검사 비용은 ?
서울의 한 종합병원 산하 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텔로미어 검사 비용은 300,000만원으로 책정이 되어 있었습니다.
MRI나 MRA 검사보다는 낮았지만, 심장초음파나 대장내시경, 뇌CT보다도 높은 가격이더군요.
그 가격을 주고 검사를 굳이 그런 검사를 받아야하나 싶기도 하지만, 심근경색이나 심혈관질환, 뇌졸중, 골다공증 등을 예측하는 보조지표로 의미가 있다고 하네요.
자신의 수명을 아는 것은 매우 궁금한 일이긴 하나, 다른 한편으론 두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아직까진 두루뭉술하게 나오지만, 조만간 정말 정확한 예측이 가능할 걸로 보입니다.
그래도 정말 알고 싶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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