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운전 추정사고 목격
최근에 대낮에 도심 길을 걷다가 어이없는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횡단보도를 건너자마자 갑자기 경적이 신경질적으로 울리길래 돌아보니, 주행신호가 켜졌는데도 도로 한가운데서 맨 앞 승용차가 움직이지 않고 있었습니다.
기다리다 못한 몇몇 차는 그냥 차선을 바꿔지나 갔지만, 바로 뒤차 운전자는 약이 바짝 올랐는지 차에서 내려 앞차 문을 두드리더군요.
신호 바뀌었는데 움직이지 않는 차,
창문 두드리자 인도로 돌진
그런데 운전자가 뭐 하는지 창문은 내려가지 않았고 그러다 잠시 후 차가 지그재그로 움직이더니 인도 경계석을 부딪치고 멈췄습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그제야 차에서 내린 운전자는 인도 옆 버스정류장 의자에 턱 걸터앉더니 반쯤 풀린 눈으로 뭐라고 혼자 중얼거리더군요.
목격자 몇몇이 "저 사람 약 먹었네"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리를 떴는데, 문제의 운전자가 마약을 실제 복용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비슷한 상황에서 마약 운전으로 검거된 사례가 여럿 있음을 나중에 알게 됐습니다.
2024년 9월부터 마약 운전 단속 개시
생각해 보니 언제부턴가 대낮 도로에서 누가 봐도 정상적이지 않게 운전하는 차량들이 가끔 보였는데, 어떤 택시기사분이 그러더군요.
"요즘 음주 차량도 문제지만, 약 먹은 차가 많아서 조심해야 됩니다."
<약물운전 교통사고 주요 사례>
2023년 8월 : 서울 강남구에서 20대 남성의 롤스로이스가 20대 여성 치어 사망
2024년 4월 : 서울 관악구에서 20대 남성이 오토바이로 50대 남성 충격해 사망
2024년 7월 : 서울 강남구에서 40대 남성이 두 시간 새 두 차례 교통사고 유발
2024년 9월 : 서천 ~ 광주고속도로에서 40대 남성이 난폭 곡예운전하다 검거
사회 전반에 마약이 스며들면서 약물 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사례는 지난 2019년 57명에서 2021년엔 83명으로, 2023년에는 113명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빙산의 일각이며 단속되지 않은 숨은 운전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추정됩니다.
마침내 경찰이 공개적인 마약 운전 단속을 시작했습니다.
2024년 9월 28일 클럽과 술집이 밀집돼 있는 서울 강남구에서 마약을 비롯한 약물운전 단속을 처음 실시한 건데, 의심차량 운전자를 내리게 한 뒤 타액형 마약 검사 키트를 사용해 약물복용 여부를 가려냈습니다.
경찰은 앞으로도 과속 혹은 급발진을 하거나 차를 지그재그로 운전하고, 또 동공 이상이나 흥분과 말더듬증을 보이는 운전자에 대해서는 마약검사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마약 운전 처벌 강도는 음주 운전의 절반 수준
마약 등의 약물을 투약하고 운전을 하다 적발되면, 지금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됩니다.
이는 음주 운전의 5년 이하 징역과 2,000만 원 이하 벌금의 절반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현행법상 운전자가 마약 키트 검사를 거부할 경우 경찰이 대응할 방법도 없습니다.
마약복용이 그 자체로 음주보다 더 위험하고 사회적 파장도 큰 만큼, 마약 운전에 대한 처벌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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