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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평론

무기 종목 강한 이유, DNA보다는 시스템

by 아이언맨65 2024.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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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 쏠림, 훈련, 인센티브의 힘!

사진 출처: https://www.mk.co.kr/news/world/11079291

 

휴가철이 겹친 파리올림픽. 휴가철에는 대개 TV시청률이 하락하지만, 기대를 넘어서는 올림픽 승전보에 시청률이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고 합니다.

 

승전보는 희한하게도 모두 이른바 무기 종목들입니다. 당초 목표로 했던 한국의 금메달 5개를 넘어서는 6개의 금메달이 개막 3일만에 쏟아져 나왔습니다.

 

놀라운 성적에 분석도 갖가지입니다. 활을 잘 쏘는 동이족 DNA 때문이란 이야기도 나오고, 사냥에 능한 북방계의 피가 많기 때문이란 설명도 있네요.

 

'뛰어난 민족성', '타고난 DNA'로 빠져들기 시작하면 시쳇말로 국뽕이 될 수 있기에, 정말 그 이유가 뭘까 좀 더 합리적인 근거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1.     신체적 열세 극복하는 도구의 힘

 

우선, 맨몸으로 하는 운동, 이를 테면 수영 육상 레슬링 등은 동양인의 특성상 아무래도 피지컬이 월등한 흑인들이나 백인들에게 인종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육체적인 약점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로 도구이죠. 양궁, 펜싱, 사격은 모두 도구를 사용하는 운동이다 보니, 신체적인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합니다.

 

여기서 조심스럽게 약간의 한국인 종특성을 가미한다면, 도구를 잘 다루는 섬세함, 흔히 젓가락질로 자주 언급되는 우리 민족의 손재주가 한몫 하는 건 아닐까요.

 

예전 런던올림픽 때 영국의 로이터 통신사는 한국이 양궁을 잘 하는 이유가 젓가락을 쓰면서 손가락 감각이 다른 민족보다 섬세하기 때문.”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2.     인기있는 분야에 인적자원의 쏠림 현상

 

또 한가지 요소로서 한국인의 사회적 특성이라 할 수 있는 '쏠림 현상'도 작용한 걸로 보입니다.

 

우리 사회는 세계 그 어느 곳보다 사회 전반에서 '쏠림 현상'이 심한 나라로 여겨집니다.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괜찮다 싶은 분야에 수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됩니다.

 

전혀 다른 분야지만, 지금의 의대 쏠림 현상도 그렇게 볼 수 있겠네요.

 

도구를 쓰는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며 조금씩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하자, 더 많은 선수들이 메달을 딸 수 있는 인기종목에 쏠립니다.

 

결국 양에서 질이 나오는 것이죠. 두터운 선수층 속에서 뛰어난 선수들이 더 많이 생겨나고, 이 선수들이 지금처럼 기대를 넘어서는 메달 행진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3.     혹독한 훈련

 

한국선수들은 어떤 나라 선수들보다도 더 열심히 훈련하는 걸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예전 엘리트 체육의 전통일 수도 있지만, 우리 사회 전반의 문화적 특성이기도 합니다.

 

전세계 유례없는 K팝 열풍의 주요 요인 중 하나가 절도있고 뛰어난 군무인데요, 이는 전세계 어떤 가수들에서도 볼 수 없었던 차원이 다른 댄스로 평가됩니다.

 

이는 합숙을 통한 혹독한 트레이닝과 초인적인 훈련, 그리고 성공을 위해 그런 가혹한 과정을 흔쾌히 받아들인 가수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K팝 신화를 만들어낸 바로 그와 같은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과 그것을 기꺼이 감내해내는 선수들의 피와 땀이 어우러진 결과가 지금 우리에게 다가온 올림픽 승전보의 이유로 보입니다.

 

4.     잘 갖추어진 인센티브 시스템

 

미국의 양궁스타인 엘리슨에게 한국선수들이 왜 이렇게 강하냐?”고 기자들이 물었답니다.

 

그는 중고등학교와 대학 이후까지 이어지는 한국의 오랜 선수 육성 시스템을 이유로 들면서, 그와 더불어 한국 선수들은 양궁이 직업인 선수가 많다. 반면, 미국에서는 활쏘기로 밥벌이하는 선수는 나 하나뿐이다.”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잘 하는 선수들이 충분히 먹고살 수 있도록 하는 인센티브 시스템이 한국에 잘 되어 있다는 이야기죠.

 

이 부분에서 우리 기업들은 실제로 선수들에게 많은 지원을 하고 있는데요, 양궁은 현대자동차가, 펜싱은 SK그룹이, 또 사격은 한화그룹이 오랫동안 거액의 현금과 시설을 지원하는 한편, 각각의 그룹회장들은 협회 회장역을 맡아 해당 종목과 선수들을 챙겨왔습니다.

 

5.     결론

 

세상의 모든 값진 성과는 공짜가 없습니다. 씨를 뿌려야만 열매가 맺히는 게 자연의 섭리인 동시에 삶의 법칙이죠.

 

한국이 이른바 무기종목에서 이처럼 좋은 성과를 이루는 것도, 결국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은 씨앗들이 발아하고 자라서 훌륭한 열매를 맺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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