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안산 화재 완강기 무용지물...사용법 교육 필수
완강기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소방법상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에는 비상 탈출용 완강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방안 구석쪽에 플라스틱 박스 형태로 놓여진 완강기를 대부분 한 번쯤 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비상시에 이걸 타고 어떻게 탈출할 수 있을 지,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신 분은 많지 않을 겁니다.
글을 쓰는 본인 역시도 언젠가 주상복합 고층건물을 관람하러 갔다가 완강기가 놓여진 걸 보면서 "아니 저걸 몸에 걸고 이 높이에서 창문 밖으로 나간다고?" 라고 생각하면서 오금이 저린 기억이 있군요.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부천화재 사고에 이어, 모텔을 운영중인 안산시 단원구의 상가건물에서도 불이 나 사상자가 발생했네요. 이럴 때마다 투숙객들이 완강기 존재와 사용법을 알았더라면 피해를 크게 줄였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완강기는 높은 건물에서 불이 났을 때, 한마디로 사람들의 몸에 벨트를 감아 속도조절기를 통해 천천히 내려오게 만든 비상탈출 장치입니다.
이 장치의 활용법을 이 참에 한 번 같이 살펴봤으면 합니다.
1. 완강기는 아래와 같이 저렇게 플라스틱 박스에 담겨 있는데 겉에 완강기란 표시와 함께 사용법이 적혀져 있습니다. 박스 안에는 가슴에 장착하는 벨트와 천천히 내려가게 하는 속도조절기, 그리고 속도조절기를 지지대에 연결할 철제 고리 등이 담겨있습니다.
사진자료 출처 ; 소방청
2. 속도조절기가 달린 완강기를 플라스틱 박스에서 꺼낸 뒤, 벽에 설치돼 있는 지지대 연결부위에다 금속고리 후크로 속도조절기를 연결합니다.
3. 후크의 너트를 오른쪽으로 돌려서 끝까지 꽉 조여줍니다. 정확하게 연결되지 않고 틈새가 있으면 고리가 지지대에서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4. 철제 지지대를 밀어서 창문 밖으로 내보냅니다. 이 때 속도조절기도 함께 밖으로 향하게 됩니다.
5. 밧줄이 감겨진 릴을 창문 바깥 쪽으로 던지면 밧줄이 풀리며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6. 가슴에 착용하게끔 두툼하게 돼 있는 완강기 벨트를 머리 위에서 셔츠를 입듯이 가슴 위쪽으로 걸칩니다.
7. 가방이나 허리띠의 조임쇠처럼 돼 있는 안전고리를 가슴 쪽으로 당겨서 벨트와 가슴이 헐렁헐렁하지 않게 단단히 고정합니다.
8. 아무리 사용방법을 알더라도 이 때가 제일 무섭겠네요. 속도조절기의 바로 아래쪽 15cm 정도의 로프를 잡고 발부터 창문 밖으로 나섭니다. 되도록 아래를 쳐다보지 않는 게 좋습니다.
9. 내려갈 때는 절대로 두 팔을 위로 뻗으면 안 됩니다. 그럴 경우 벨트가 위로 쑥 빠져 추락할 위험이 있습니다. 두 팔과 겨드랑이 부분이 몸을 잡아주는 걸쇠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합니다.
10. 양 팔과 몸통이 90도 이내가 되도록 적절히 팔을 벌린 뒤 몸을 밧줄에 의지하면 속도조절기에 의해 안전한 속도로 자동 하강하게 됩니다. 이 때 몸은 벽쪽을 바라보고 양 팔 역시 벽을 향해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글로 정리하면서도, '줄 한가닥에 의지해 아득한 고층에서 창밖으로 발을 내밀 수 있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하지만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면 무슨 일이든 못하겠어요.
다만, 너무나 무서운 탈출을 좀 더 과감하고 담대하게 할 수 있는 길은, 역시 완강기 사용에 대한 사전지식을 미리 숙지하고 있는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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